잉어가 된 승려 코기

헤이안 시대 중반, 미이데라에 코기라는 그림을 잘 그리는 스님이 있었습니다. 코기는 일하며 짬을 내 비와코에 작은 배를 띄우고 어부에게서 산 물고기를 호수에 풀어 주고 그 물고기가 노는 모습을 그리는 것을 즐겼습니다. 때때로 스스로 잠을 청하고 꿈속에서 물고기와 놀다 잠에 깨서는 바로 그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. 이런 일을 거듭하던 어느 날 물에서 헤엄치던 코기에게 호수 신의 신하가 나타납니다. 그 신하는 ‘당신은 평소부터 방생의 공덕이 많으니 물고기가 되어 놀고 싶다면, 금빛 잉어 옷을 내려 수중의 즐거움을 좀 더 맛보게 해 주겠소’라며 호수 신의 말씀을 전합니다. 이렇게 한 마리의 잉어가 된 코기는 비와코를 마음껏 헤엄치며 시간을 보내다 배가 고파 그만 어부의 낚시 먹이를 물어 버립니다. 어부가 낚은 몸길이 1미터의 큰 월척을 관리 대 저택으로 가져가 저택의 요리사가 부엌칼로 막 잉어를 자르려는 순간에 코기는 눈을 뜹니다.
그 후, 코기는 장수해 천수를 누렸다고 합니다. 죽기 전에는 자신이 그린 잉어 그림 몇 장을 비와코에 뿌려두자 잉어가 그림에서 나와 헤엄쳐 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. 그 때문에 코기가 그린 잉어 그림은 세상에 전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.
이 이야기는 에도시대 중기에 우에다 아키나리가 저술한 ‘우게츠 이야기’ 에 ‘꿈속의 잉어’로 실려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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